영화관 입장 전에, 나는 동성애를 존중한다고 생각했다. 영화관에서 퇴장하며, 나는 동성애를 차별하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나는 사회과학 분야 전공자다. 
성(gender, sex)에 대해 자주 접한다. 성 소수자는 종종 당면하는 주제 중 하나다. 국내에서 퀴어 영화가 나왔다. 전주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단다.

제 17회 전주국제영화제 대상작, <연애담>을 보았다. 젊은 여성들의 동성 연애가 영화의 소재다. 특별함을 기대했다. 이성과의 연애도 거리가 먼 데, 이성과 이성의 연애라니.

이 또한 사랑이다. 사랑의 감정은 이성에게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부모에게, 자식에게, 친구에게, 나 자신에게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사랑이다. 사랑은, 대상에 따라 구분 지을 수는 있되 어떠한 사랑도 틀린 것은 아니다.

동성애도 사랑이다. <연애담>에서 두 여성은 여느 평범한 한 쌍의 연인이다. 뜨겁게 사랑하다가 차갑게 식고, 정을 떼려 해도 붙은 정은 떨어지질 않는다. (사실 영화 보다가 설렜다) 다만 서로가 연애중임을 숨기려는 대목만이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드러낸다.

나는 동성애자를 존중한다. 이성에게 고백을 받더라도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면 거절하기도 하듯, 나는 끌리는 동성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동성애는 '다름'으로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갇혀있다. '퀴어 영화'라는 말에 특별한 걸 기대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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